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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C 12SL을 들이고....
    오디오 2007. 2. 14. 11:44
    지난 금요일 ATC 12SL을 들였다. 밀도감, 끈적끈적, 어두움, 중독 등 매력적인 단어들로 묘사되던 ATC라 무의식적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스피커 브랜드다. 실제로도 끈적거리는 중저역 유닛을 바라보며 모두들 홀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ATC 12SL은 내 방에서 유려한 소리를 펼쳐놓는다. 내 하베스 5/12는 구닥다리라 그런지 소리의 유연함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12SL은 단박에 신형 엔진임을 드러낸다. 무거운 소리도 유연하게 펼쳐낸다. 내 작은 방에 어울리는 적당한 음장을 펼쳐낸다. 예의 중저역을 만끽하려고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도 걸어보고 동료가 얘기한 바 청하하게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주는지 아론 네빌의 노래도 몇 곡 틀어본다. 모두 수긍할 만 한 소리다. 하베스 5/12로 느끼지 못했던 보다 재미난 다이나믹이 살아나는가 싶기도 하다. 언젠가 오디오 재생의 한계를 맛보게 한다는 말에 혹해 오디오 검청 때 한번은 꼭 걸어보는 헤레베헤 지휘의 바하 B단조 미사를 걸었다. 1번곡의 첫머리 왼쪽 채널에 걸리는 여성 함창부의 포화된 소리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지켜봤다. 역시 하베스보다 부드럽게 음을 넘긴다. 하지만 한 수 위라고 쳐주긴 어렵겠다. 또, 잠깐 휴지부의 잔향과 순간적인 적막감은 잘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나, 곡을 계속 듣게 만드는 이상한 달콤함이 있다. 이건 좋다. 백건우 연주의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을 또 한번 걸어본다. 이 곡은 중후반부의 극적인 피아노 타건과 강렬한 울림이 잘 살아나는지, 그리고 이어 펼쳐지는 관현악 총주의 장중함이 얼마나 인상적으로 펼쳐지는지 "감성적인" 소리 판단을 하기 위해 듣는다. 피아노 독주가 극을 향해 치달을 때에는 가끔 한번의 건반 울림이 수십초씩 이어지는 듯 강렬하게 느껴진다. 오디오넷 ART V2와 에이프릴 A1, 오디오넷 AMP1, 하베스 5/12로 언젠가 이 곡을 들었을 때 나는 저러다 피아노가 부숴지겠구나 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던 적도 있다. 이번의 ATC 12SL은 피아노 울림은 그럭저럭 넘어갔으나 관현악 총주의 시발점에선 너무 유연하게 넘어가버려 그 장중함을 느낄 수 없었다. 아쉬웠다. 이 부분은 하베스 5/12의 승리가 아닐까. 모짜르트의 피아노 두 대를 위한 협주곡을 걸어본다. 영롱한 피아노의 울림과 경쾌한 손 움직임이 민첩하게 잘 포착된다. 더구나 여기선 관현악부와 피아노간의 앞뒤 정위감이 잘 그려져서 내심 놀란다. 전반적으로 깊이감과 앞뒤 정위감은 하베스보다 ATC 12SL이 좀 더 잘 그리는 듯 들린다. ATC 12SL... 좀 더 긴 시청과 평가가 이어져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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