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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뮤직 DA100을 들인지 일주일 소감오디오 2007. 6. 22. 03:05
얼마 전 만족스레 듣던 dCS Delius를 내보내고 일주일 전 DA100을 들였다. 낙폭이 큰 다운그레이드이다. -_-
DA100을 연결하고 처음 소리를 들으니 금새 아쉬움이 들고, Delius의 소리가 마냥 그리워졌다. 아... Delius의 고역이 그렇게나 열려있던 소리였구나, 저역이 그리도 많이 내려갔었구나, 음장이 그리도 넓었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돌고.
DA100의 소리에 대한 첫 느낌은 이랬다. 고역은 닫혀있고 음장은 스피커 중간에 아담하게 자리하는데 그나마 평면적이고 배경음은 죽어있어 심심한데다 저역은 묵직한 흉내만 낼 뿐 도무지 아래로 뻗어나가질 않는 소리...! 그나마 허접 DVDP를 연결해 들을 때보단 그래도 소리의 결이 매끄러워지고 해상도가 향상되었다는 점은 위로가 되었다. 이삼일 후 대편성 곡들을 높은 볼륨으로 들었다. 실망은 보다 커졌다. 도무지 오케스트라의 모양새가 나질 않는 거다. 소리는 나는데 마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여기저기 띄엄띄엄 흩어져 앉아 멋대로 소리를 내고 있는 듯 들렸다.
물론 그런 소리를 나게 한 첫번째 범인은 공간과 기기 매칭 실력이 일천한 기기 주인일 터이지만, 동일한 환경에서 Delius로 듣던 소리와 단순 비교를 해보면 너무나도 큰 격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역시 고급기다, 비싼 기기는 돈값을 한다는 당연한 결론을 그냥 흘리고 나는 DA100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에이프릴 기기들이 길들이기 시간이 길고 그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면 기대 이상으로 크게 변화된 소리로 보답한다는 풍문을 들어 알고 있기에, DA100에게도 길들이기 시간을 넉넉히 주기로 했다. 큰 기대를 가슴에 안고서 말이다. 매일 밤새도록 기기를 돌려 DA100를 열받도록 배려했다.
더불어, DA100의 앞단에 묵오디오의 DDC 501을 달았다. Delius에서는 소리에 인공 조미료를 치는 듯 하여 사용치 않았던 기기이다. 헌데, DA100에 물리자 긍정적인 효과가 단박에 나타났다. 정위감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악기들이 제자리를 잡으니 이제 소리의 기본 태가 난다. 또, DDC 501의 업샘플링 기능을 통해 96khz 신호를 DA100에 입력하자 소리의 결이 보다 매끈해졌다. 미세음의 해상도가 향상된 결과이리라. 더불어 대역폭이 더욱 넓어진 듯 들렸다. 이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리가 향상되니 일차 안도의 깊은 숨을 쉬게 되었다.
이제 DA100을 밤새도록 돌리기 시작한지 닷새쯤 되었다. 이 밤에 듣는 AREA의 CRAC! 앨범. 첫 곡의 베이스 음이 요즘 몇일간 듣던 저역과 조금 틀리다. 기민하고 탄력있게 퉁겨지는 낮은 음표들에 무게감이 실린다. 중역과 겹쳐지며 조금 흐릿했던 저음역이 보다 뚜렷한 울림을 찾은 듯 들린다. 저음역의 보다 풍부한 울림으로 인해 저음역이 뚜렷한 존재감을 획득함과 동시에 보다 더 아래로 확장된 듯 느껴진다. 기분좋은 변화다.
현재 내 오디오 조합에서는 DDC501이 DA100의 소리를 향상시킨 일등 공신이라 여겨진다. 또, 열심히 길들이기 한것도 소리 변화에 한 몫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