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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의 기억 (3): 부빙가 슈즈 넣고 빼기오디오 2007. 5. 6. 22:40
오늘 Dream Theater의 'Another Day'와 Celine Dion의 'My Heart Will Go On'을 듣고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저역은 부밍에 가깝게 과도한 양이고 전 대역에 걸쳐 쏟아지고 흐려지기까지 한 거다. 볼륨을 좀 많이 높여 들은 결과다. 몸이 피로하여 귀와 뇌에 과부하가 걸린 면도 있었음을 감안하더래도 고민이 안될 수 없지 않은가...?! 나는 이런저런 자잘한 짓거리를 시작했다. 인터케이블도 바꿔보고, 스피커 위치도 앞뒤로 몇 번 이동해 보고. 딱히 눈에 띄는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_-
그러다 이 밤에 눈에 들어온 것이 스피커 스탠드 하판 아래에 받친 부빙가 슈즈다. 리버맨오디오에서 만든 파르테논이란 제품. 스탠드 하판 아래엔 아무것도 받치지 말고 바닥에 직결(^^)하는 것이 좋다 하여 하베스 5/12를 쓸 때 부터 그리 하였고 나름대로 저역의 윤곽이 명확해지면서 저역대까지 안정적으로 음장을 형성하는 효과를 봤었다. 그러다 에벤의 X-Centric을 들이면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볼륨을 올리면 저역을 중심으로 소리가 쏟아져 내리고 균형이 깨진다는 점이었다. 혹시 부빙가 슈즈를 다시 적용하면 얼마간 저역을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부빙가 슈즈를 다시 스피커 스탠드 하판 아래에 4점 지지로 받쳤다. 운좋게도 저역이 눈에 띄게 제어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말러 교향곡 2번 1악장의 오케스트라 총주를 기분 좋게 스피커 뒷편으로 펼쳐내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파워앰프가 리비도 M-35.0에서 엣지 G8+로 바뀌고 스와니양스 120 프리도 들어왔다. 이 두 기기가 들어온 이후로는 팝과 락을 듣는 맛이 놀랍게 향상되어 많이 찾아듣게 되었는데 오늘 위의 두 곡에서 특히 문제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저역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이 현상. 쏟아지는 현상. 오늘의 판단은 예전과 달리 반대로 흘렀다. 프리와 파워 앰프의 음 제어 능력을 신뢰하는데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공간의 음 반사 환경과 진동 관리 쪽으로 시선이 갔다. 스피커 후면의 두루마리 휴지들의 배치를 조금 더 조정하였다. 그리고는 스피커 스탠드 하판의 부빙가 슈즈에 눈이 갔다. 기기가 음을 제대로 제어해 주고 있다면 이 슈즈들은 음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진동이 바닥으로 흡수되는 길목을 막는 셈이 될 수 있으니까. 하여 양 스피커 스탠드의 슈즈를 모두 뺐다. 그러고 나서, 위의 두 곡을 들어본다. ㅎㅎ. 내 작은 노동과 판단력에 대하여 보상해 주고픈 심리 때문일련가. 저역의 양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낮에 듣던 것보다 훨씬 더 순조로이 저역의 울림이 소화됨을 느낀다. 덕분에 저역의 윤곽이 보다 명확해지면서 모든 악기들의 음이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이제 음악 듣는 맛이 좀 살아난다.
오늘 한 가지 확실히 배우게 된 점은 기기가 바뀔 때 마다 악세사리 적용 방법은 백지 상태로부터 새롭게 시도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전에 좋지 않은 효과를 내던 악세사리가 기기가 바뀌면 좋은 효과를 내기도 하고 또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아무런 효과를 내지 않던 악세사리가 눈에 띄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기도 하고 그 반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디오가 또 재밌다. :-)